본문 바로가기
방송.영화리뷰

82년생 김지영 리뷰

by DF항해 2024. 12. 16.

 

이제 와서 늦은 리뷰이지만, 24년도에 무슨 계엄? 이런 생각하다 보니 역사는 되풀이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과 82년생 김지영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지만, 생각해 볼 만한 연결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네요..ㅎㅎ)

그럼 리뷰를 시작해볼까요?

82년생 김지영

우선 수수하고 착한 외모의 정유미 씨가 좋았다.

다 보고 나서 이 영화는 원작도 여자고, 영화감독도 여자고, 작품의 시점도 여자라는 것은 시작하고 20분도 안돼서 짐작했다.

 

내가 공유의 입장이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주인공은 김지영이지만 보는 사람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에게 입장을 같이 했을 것이다. 이것은 원작의 작가가 모두의 입장을 한 곳에 반영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싶다.

 

행동은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다. 인생은 유한하기 때문에 사회에서 이제 막 맞닥뜨린 상황의 부적응 그로 인한 아픔, 지나온 것에 대한 미련, 후회, 그리고 그 부정적인 요소가 지금에까지 영향, 해야 하고 해내야 하는 지금...... 또 보다 나은 미래가 돼야 한다는 강박. 이런 것들이 상처를 주는 외부요인이라고 한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되야 하듯, 그런 상처를 가지고 있고, 또 상처받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타이밍 맞는 행동은 몹시 필요하다.

 

오래된 생각이지만, 개인의 가치, 조직이나 문화의 가치 중에 무엇을 더 추구해야 옳다 그르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상당기간 개인보다 조직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었다.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개인의 가치에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그렇게 어색하지 않은 시대다.

 

 이 영화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은 지영이 엄마가 어릴 적 꿈이 선생님이라고 하자, 어린 지영이는 왜 지금 선생님 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을 때, 엄마는 너희들 키워야지라고 다독이자 왜 자기들 때문에 그러냐는 부분이다.

엄마가 지금 선생님에 도전한다고 해보자, 아이들은 어느 정도 보살핌이 적어질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선택은 이제 자유다. 단지 그 선택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라는 점이다. 또 누군가는 개인의 선택을 안 할 수도 있다. 그것도 자유다. 공유가 회사에서 퇴출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영이의 직장생활을 위해 육아휴직을 작정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사랑의 가치는 계속 최고의 자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몇 번 이런 장면이 반복된다. 하나 예를 더 들면 지영이 언니와 막내 남동생이 같은 차 안에서 하고 싶은 꿈을 접고 가족을 위해 교직원을 택했다고 하자 지영이는 미안해 우리 둘 때문에 꿈을 포기해서라고 하자 언니는 뭐 조금씩 양보하고 사는 거지라고 한다. 작가도 ‘공동선’의 개념을 잡고 작품을 써간 것으로 보인다. (공동선은 개인이 이루는 좋은 것보다 조금의 양보가 있더라도 여럿이서 하면 더 큰 좋은 것, 선한 것을 이룬다는 개념으로 나는 느낀다.)

 

 가부장적인, 마초적인 남성은 확실히 부정적이고 환영받지 못할 이미지라는 것은 지영이 아버지를 통해 강하게 그려졌다. 함께 하는 밥상에서 취업도 안 돼서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자 엄마는 한 번뿐인 졸업식 가서 사진이라도 찍어라 한다. 아버지는 넌 원래 그랬어. 시집이나 가라고 밥풀을 날리며 말하자, 엄마는 대노하면서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그딴 소릴 하냐며 지영아 나대 막 나대라고 꼭 본인이 지영이인 것처럼 말하는 장면이 그렇다.

전쟁이 없는 시절은 역사적으로 여성상위시대였다. 나는 꼭 그런 역사의식을 갖다 대질 않더라도 여성이 개인의 가치에 집중한다고 하는 것을 지지한다. 아니 당연하다. 영화가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렇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반대로 여성이 사회적 위치에서 역할을 더 하고 자신은 그 덕을 보면서 살겠다고 하는 남자도 상당하다.

 

 작가는 작품에 리얼리티를 살리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본인의 생각을 반영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작가지만.... 여기서 그 수단은 ‘빙의’다. 사실 빙의하는 병이 있는지도 의아하긴 했다.

 

 작품에서 여자의 삶이 연대기적 구성을 축으로 그려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82년생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콕 갖다 박은 것도 그런 의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주 판에 박혀있는 공유의 어머니 게다가 부산사람, 이 분과 동시대에 살았을 것 같은 신여성 하지만 꿈을 못 펼친 지영이 어머니, 그리고 큰 언니, 그리고 나, 지영이 아이마저도 여기서 딸이다. 나는 작가가 여자의 삶이 이렇다는 공감대 형성과 동시에, 아이 낳아 기르며, 자신의 가치를 성장시킬 수 없는 한국 사회에 비판을 이런 방식으로 다가갔다고 보여 진다. 회사에서 남자보다 진급 못하는 장면, 아이 낳고 취직 못하는 장면, 화장실의 몰카 장면, 성교육 장면, 시어머니의 경상도 설정(82년 생 지영이는 지금의 여당 집권시기에 성장했을 가능성)에서 알 수 있다.

‘공감과 비판’이 키워드인 영화라 생각한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선택의 자유와 노력과 헌신으로 맺은 실력이 평가받아야 한다.   -DF항해-

'방송.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하얼빈 개봉기  (4) 2024.12.25